어머니날 시 묵상, 과수원에서 _ 마종기

과수원에서

마종기

 

시끄럽고 뜨거운 한 철을 보내고

뒤돌아본 결실의 과수원에서

사과나무 한 그루가 내게 말했다.

오랜 세월 지나가도 그 목소리는

내 귀에 깊이 남아 자주 생각난다.

 

ㅡ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그냥 받았다.

땅은 내게 많은 것을 그냥 주었다.

봄에는 젊고 싱싱하게 힘을 주었고

여름에는 엄청난 꽃과 향기의 춤.

밤낮없는 환상의축제를 즐겼다.

이제 가지에 달린 열매를 너에게 준다.

남에게 줄 수 있는 이 기쁨도 그냥 받은 것.

땅에서, 하늘에서, 주위의 모두에게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그냥 받았다.

 

ㅡ 내 몸의 열매를 다 너에게 주어

내가 다시 가난하고 가벼워지면

미미하고 귀한 사연도 밝게 보이겠지.

그 감격이 내 몸을 맑게 씻어주겠지.

열매는 음식이 되고, 남은 씨 땅에 지면

수많은 내 생명이 다시 살아나는구나.

주는 것이 바로 사는 길이 되는구나.

 

오랜 세월 지나가도 그 목소리는

내 귀에 깊이 남아 자주 생각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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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많은 것을 그냥 주었던 것처럼

어머니는 많은 것을 사랑으로 그냥 주었다.

시인은 “나는 그냥 너무 많은 받은 것을 받았다”고 고백하는데

나는 그냥 많은 것을 어머니로부터 받았다.

 

나는 어머니의 자궁을 빌어 생명을  태동하고,

성장하고 자라나면서

시인이 고백하는 것처럼

“땅에서, 하늘에서, 주위의 모두에게서”

신비로 연합하여 생명체를 이루어 가고 있다.

 

수 많은 생명이 나를 통하여 다시 살아나기를.

주는 것이 바로 사는 길임을

깨닫고 실천하며 살고자 두손 모아 기도한다.

ㅈㅇ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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