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지금껏 살아오면서
당신께는 무엇이든지
그저 달라고만
요구가 많았습니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즉흥적으로 해놓고는
스스로 부담스러워한
적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니 계시다고
외면해버리기엔
너무도 가까운 곳에서
저를 부르시는 주님,
아직도 기도를 모르는 채
기도하고있는 저를
내치지 않고
기다려주시는 주님,
이제 많은 말은 접어두고
오직 당신의 이름만을
끊임없이 부르렵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의 후렴처럼
언제라도 쉽게 기억되는
당신의 그 이름이
저에겐 가장 단순하고 아름다운
기도의 말이 되게 하십시오.
바쁜 일손을 멈추고
잠시 하늘의 빛을 끌어내려
감사하고 싶을 때
일상의 밭에 묻혀있는
기쁨의 보석들을 캐어내며
당신을 찬미하고 싶을 때
새로운 노래를 부르듯이
당신을 부르렵니다.
사소한 일로 짜증을 내고싶거나
남을 미워하는 마음이 싹틀 때
여럿이 모여 남을 험담하는 자리에서
선뜻 화제를 돌릴 용기가 부족할 때
나직이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마음을 깨끗이 하렵니다.
제 삶의 자리에서,주님
누구도 대신 울어줄 수 없는 슬픔과
혼자서만 감당해야할
몫의 아픔들을
원망보다는 유순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더 깊이 고독할 줄
알게 해 주십시오
당신이 계시기에 고독 또한
저를 키우는 산이 됩니다.
앞으로 살아갈 모든 날에도
끝없이 불러야할 당신의
그 이름을 부르며
깊디 깊은 마음의 샘에서
줄기차게 길어올리는
신뢰와 사랑이
당신께 드리는
제 기도의 시작이요 완성이오니
주님, 이렇게 다시 드리는
저를 다시 받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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